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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생각하기

[도서] 한국전쟁과 기독교

윤정란 저 

한울 아카데미 


이 책은 서북지역의 기독교인들이 대한민국의 주류가 되어가는 과정을 추적한 책이다. 

그리고 이러한 연구는 우리가 어떠한 역사적 정황에 처해있는지를 생각해 보게 하는 역할을 한다. 

우리가 걸은 길을 생각해 보며, 우리는 지난한 역사적 과제 앞에 있다는 것을 느끼며 진중해진다. 


서북지역의 기독교는 사실 대한민국의 기독교세력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평양대부흥 운동으로 그들을 기억한다. 

온갖 찬란한 초기 기독교의 역사는 그들의 존재에서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굵직굵직한 구한말의 역사와 일제치하의 역사에서 그들은 적극적인 역사적 주체로 살아갔다. 


그런데 우리를 당혹스럽게 하는 것은 그들이 보이는 어두운 면 때문이다. 

그들은 공산주의와의 대결적 구도에서 축출당하고 배제당하는 입장에 처하게 되었다. 

그래서 그들은 공산주의자들을 사탄보듯이 하게 된다. 

그래서 그들은 반공의 주체로 적극적으로 활동하게 된다. 

여순반란과 제주도 4.3사태의 정황에서 그들은 필요이상의 피를 흘리며 백색테러의 선동자가 되어 버렸다. 


김동춘 교수의 책에서도 서북지역 기독교 세력의 문제를 지적한다. 

강성호 형제도 한국기독교의 흑역사에서 서북기독교인들이 보인 만행을 지적한다. 

그러나 그 모든 행태들에 대한 일관성을 읽기가 쉽지 않다. 

그 일관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바로 이 책을 읽어야 한다. 

이 책을 통해 서북지역 출신 기독교인들의 흐름을 이해하게 된다. 

그들이 공산주의와 어떠한 관계였는지, 한국전쟁 후에 그들에게 어떻게 기회가 찾아오는지, 박정희는 왜 서북지역 기독교인들의 지지를 얻을 수 있었는지 등.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된 것들이 많다. 


참고로 그들은 1950년대 후반 전형적 반공에서 승공의 사상으로 이동해 가게 된다. 

북한의 경제성장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는 반해서, 대한민국은 그렇지 않았다는 말이다. 

공산주의를 이기는 것. 그것이 그들에게 절대적 과제가 되어가고, 이 승공의 사상으로 인해서 박정희를 인정하고 지지하는 세력이 되어 간다. 

이승만에 대한 반감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역사적 정황이었다.

이해할만한 지점이다. 

그러나 바로 그러한 선택과 지지가 여전한 역사적 과제를 안게 만들어 주었다. 


그 여전한 역사적 과제들을 직면하게 만드는 책이다. 

그렇다면 이 시대를 사는 그리스도인들의 선택은 어떠해야 하는가. 

진지하게 교회사를 탐구하는 이들이라면 꼭 한번은 읽어봐야 할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