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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는 삶 그루터기

땅 계약을 하다



광주광역시 동구 지산동 땅을 계약했습니다. 

100평이 넘는 땅입니다. 

1억이 넘는 거금이 들었지만, 시세에 비해서 엄청나게 싼 가격에 땅을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지산동에 자주 가는 부동산 아저씨가 많이 신경써 주셨습니다.

사랑방 신문에서 서구쪽에서 지산동 땅이 나온 것을 보고 그 부동산에 연락하여 공동중개를 해주었습니다. 

내가 꼭 알아봐주어야 하는 이가 있으니 다른 사람에게 팔지 말라고 신신당부한 후 그 저녁에 제게 연락해 주었습니다. 

서구에 있는 부동산으로 가는 길에 이 아저씨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시의 공무원으로 오랫동안 있다가 지난해에 정년퇴직을 했답니다. 

그래서 시정에 대해서 참 많이 알고 계셨습니다. 

부동산 일은 올해부터 시작했답니다. 

부동산 일보다는 민원해결을 더 많이 해주고 있다며 웃으십니다. 

정치적인 이야기도 나누었는데, 저와 정치적 인식도 비슷합니다. 

여러 모로 반가웠습니다. 

헤어지는 길에 어렵게 금액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십니다. 

아직도 돈받을 때가 가장 어색하답니다. 

기분좋게 인사하고 헤어졌습니다. 

다음에 또 보게 될 일이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드렸습니다. 


서구에 있는 부동산 아저씨도 좋은 분이었습니다. 

그 땅을 알아보려는 이들이 아주 여러 명 있었는데 팔렸다고 대답해 주었습니다. 

게다가 웃돈을 부르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신의를 생각해서 팔지 않았답니다. 

지산동 부동산 아저씨는 이 아저씨가 참 좋은 사람 같다고 하십니다. 

많은 부동산들이 싼 땅이 나오면 자신이 직접 웃돈을 받아 챙기곤 한답니다. 

그런데 이 아저씨는 그런 것 전혀 없이 정직하게 하셨다면서 신뢰가 간다며, 앞으로도 거래해야 겠다고 하십니다. 


두 아저씨들이 모두 좋은 땅을 샀노라고 했습니다. 

다 내 복이랍니다. 

전 땅도  땅이지만 정직한 중개업자들을 만나서 그 또한 기뻤습니다. 


서울에 있는 주인을 대신해서 손자분이 나오셨습니다. 

자신을 제외한 모든 식구들이 다 서울에 있답니다. 

그분이 그 집에 대한 내력을 이야기해 주셨습니다. 

지산동 일대의 지주의 집이자, 현재 현충원에 안장되어 있는 의병장을 배출한 집이랍니다. 

현재 그 집터에는 그 의병장의 동상이 남아있기도 하답니다. 

과거 설날이면 지산동 일대의 아이들이 할아버지에게 와서 세배를 하곤 했답니다. 

그 지역의 주민들에게 두루 존경을 받던 그런 분이었답니다. 

식구들이 서울로 옮기면서 하나씩 하나씩 땅을 팔고 집이 있던 그 자리만 남겨두었는데, 돌아올 일이 없을 것 같다고 할아버지가 파시겠다고 했답니다. 


자기 같으면 그 땅 안판다고 하며, 제게 무얼 하러 사느냐고 물으십니다. 

간단하게 의도를 설명하고 좋은 의도로 쓸 것이라고 답해 주었습니다. 

기아자동차 하청업체 사장님인 손자 분. 돈에 궁색해 보이지 않는 그분은 내 눈을 보며 좋은 일에 써달라고 거듭 당부하십니다. 

그러면서 500만원이나 깎아주었습니다. 

시세보다 훨씬 낮게 나온 땅을 다시 디스카운트 받았습니다. 


어깨가 무거워지는 시간이었습니다. 

정말 좋은 땅을 하나님이 마련해 주셨음을 느꼈습니다. 

아브라함에게 주신 형통의 복. 즉 하나님 나라를 위한 삶에서 하나님이 격려해 주시는 것을 느끼는 시간이었습니다. 


이제 비로소 시작되었음을 느낍니다. 

내 나이 사십의 본질적인 소명의 순간이 시작되었습니다. 

2014. 10. 3 제 생일을 열흘 앞둔 이 날은 제게 참 의미있는 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