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4월 27일 새벽.
그러니까 어제 사임을 하고 바쁜 하루를 보내고 이렇게 새로운 하루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정신없던 하루였습니다.
피곤해서 몸은 천근만근이지만, 지금 감회를 나누지 않으면 지나갈 것 같아서 이렇게 글을 씁니다.
담임목사님의 배려로 1,2,3부 예배 때에 인사할 수 있었고, 담임목사님이 참석한 가운데 아름다운 사임식을 할 수 있었습니다.
청년들의 면밀한 준비로 깜짝 놀랄만한 사임식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고백컨대 내 생애 가장 대단한 사임식이었습니다.
특히 사임 특별 동영상에 깃든 정성은 대단했습니다.
아울러 내가 그 몰카에 속수무책 당하고 있었다고 생각하니 '난 참 세상을 너무 믿고 살아가는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많은 이들이 놀랄만한 재연연기를 해주었고, 찾기 힘든 제 사진들을 찾아서 영상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많은 이들의 축복이 담긴 영상이어서 더욱 좋았습니다.
아래 사진은 저를 향한 축복을 해주는 장면입니다.
앞에서 보니 저렇게 많은 별들이 흔들리는 것 같았습니다.
잊지 못할 순간이었습니다.
오랜만에 수많은 손편지들을 받았습니다.
한 셀 전체에서 적어준 편지도 있고, 지인들끼리 편지를 써서 앨범처럼 묶어서 주기도 했습니다.
부부가 비슷한 글씨체로 편지를 써오기도 하고 마음이 전해오는 작은 선물들을 전해오기도 했습니다.
편지와 소소한 선물이 사라져가는 것 같았는데, 오랜만에 호사를 누렸습니다.
임역원들은 제게 아웃도어 점퍼를 선물했습니다.
그런데 작습니다.
묻고 싶었습니다. 니네들은 내가 100으로 보이니?
매장에 갔습니다.
제 취향의 다른 제품으로 바꾸려고 했습니다.
그때 점원이 제게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어제 손님들이 엄청나게 심사숙고 하면서 고른 제품이에요.
나는 그 이야기를 듣고 사이즈만 업해서 택배로 부쳐달라고 했습니다.
내일 강원도로 입고 가려고 했는데, 그것보다는 그들의 정성 그대로를 입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입니다.
오죽하면 점원이 내게 그런 이야기를 했을까.
누가 옷을 사러갔는지 대충 그려집니다.
사랑받고 있음을 아는 것은 큰 힘이 됩니다.
이들이 내가 가려고 하는 길을 주목해 주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니 허투루 살아갈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매일매일 새로운 힘을 내어 살아가렵니다.
내가 사는 모습을 보러 오겠다는 이들에게 분명한 소명의 삶을 보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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