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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생각하기

[책] 대한민국은 왜?



김동춘 교수님의 대한민국은 왜? 라는 책을 읽었다. 

이 책은 국정 교과서에는 절대 실리지 않을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고 전제한다. 

2015년의 대한민국이 왜 민주주의 퇴행을 경험하고, 일제 잔존세력의 강력한 입김 가운데 살아가야 하는지를 설명하기 위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의 전제는 도발적이다. 

마지막에 가서야 그러한 표현을 사용하고 있기는 하지만, 교수님은 한반도가 70년간 반국가의 상태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진단한다. 

올바른 국가를 형성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반국가라고 이야기함은 국가의 정통성이 올바로 세워지지 못하고 지속적으로 반국가적 세력에 의해서 이 땅이 지배당했다는 것을 언급하는 것이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그렇다. 

일제 이후에 임시정부의 인사들은 이땅에서 정체성을 이어가지 못했다. 

남한의 실권은 친일세력과 북에서 내려온 기독교인들. 즉 공산주의에 복수하고자 하는 일념으로 가득한 생활력 강한 이들에 의해서 차지되었다. 

온건한 사고를 하며, 통합적 사고를 하는 이들은 반공을 앞세운 전체주의 앞에서 희생당해왔다. 

그래서 대한민국은 지속적으로 정통성없는 상태를 반복해오고 있다. 

민주주의의 성과와 승리가 이 비정통성을 온전히 극복하지 못했다. 

여전히 그 비정통의 도그마가 이 땅을 지배한다. 

반공은 사상이 아니라 배제이므로, 누구의 손에 들리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배제의 논리로 활용된다. 

그리고 그 배제의 대상은 지배세력의 도그마에 방해가 되는 이들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대한민국의 역사는 지속적인 배제의 역사다. 


그러고보면 남한과 북한은 서로를 미워하다가 건전한 이들을 죽여가는 전장이 되어버린 듯 하다. 

시대의 의인들은 두 체제 안에서 함께 죽어갔다. 

전에 탈북한 분에게서 북한의 좋은 분들은 고난의 행군 때 다 죽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피차 일반이지 않을까 싶다. 

체제는 둘다 악랄해져가는데 의인들이 없다. 


김대중 정권과 노무현 정권 때, 사실은 이 지배세력에 대한 대결이 이루어져야 했다. 

그러나 김대중 정권은 용서를 그리고 노무현 정권은 정략적 결탁을 선택했다. 

그리고 다시 지배권을 얻게 된 그들은 다시는 그러한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 더욱 악랄해졌다. 

그리고 우리는 이 세상이 얼마나 망가질 수 있는지 그저 허망하게 지켜보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에게 박수를 보내며, 독한 도그마를 쏟아내고 있는 한국의 교회들의 일부의 모습은 이러한 세력과의 연결점을 보여준다. 

반공주의와 결탁한, 즉 배제를 무기로 탑재하고 있는 교회는 사실상 교회의 본분을 잃은 것이다. 

월터 윙크 식으로 이야기하자면 공산주의를 미워하다가 더한 괴물이 되어 버렸다. 

그들은 반공을 하다가 구교를 배제하고 WCC를 배제하고 동성애자를 배제한다. 

반공을 하듯이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간다. 

그러나 예수는 그렇게 살지 않으셨고 그렇게 행동하지 않으셨다. 


나는 적어도 예수를 따르는 그리스도인들은 다른 입장을 보여야 한다고 본다. 

이들의 체제와 방식과는 다른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 

다른 길이 있음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것이 하나님 나라를 살아내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며, 핵심적인 과정이 될 것이다. 


이 책은 도발적이다. 

그리고 이 시대에 반드시 한번은 읽어야 할 책이다. 

어렴풋하게나마 잘못가고 있다고 느끼는 그것을 지적해 준다. 

무엇이 잘못되어 있는지 설명해 줄 수 있는 논리를 가지고 있다.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