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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생각하기

하나복 네트워크 본강좌 참여기

하나복 네트워크는 나들목교회에서 시작된 하나님나라 운동을 모티브로 이를 확산하며 같은 DNA를 가진 이들을 네트워크하기 위한 운동이다.

정확한 이름은 '하나님나라복음 DNA 네트워크' 라고 한다. 

천성저으로 어디 가서 배우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이지만, 공동체가 시작되고 무언가 공동체 안에서 컨텐츠를 가지고 네트워크를 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던 중에 지인 목사님이 함께 가자고 해주시고, 숨과쉼 아카데미에서 참가비까지 내주시니 참여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김형국 목사님이야 IVF선배 목사님으로 익히 잘 알고 있었다. 

목사님의 책도 여러 권 읽었다. 

그런데 솔직이 이 분은 이머징이나 선교적교회 쪽으로 쉽게 묶을 수 있는 분은 아니었다. 

분명히 폭넓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은 알겠는데, 큰 그림을 그리기 좋아하는 나로서는 다소 디테일하다는 느낌이었다. 

생각의 자극을 주는 센 이야기가 내가 보기에는 부족했다. 

그래서 초기에 가졌던 관심이 다소 시들해지는 상황이었다. 

아마도 mbti로는 ESTJ정도 되지 않을까 싶다. 

활동력이 있으면서도 무지막지한 디테일을 가지고 있는 분이라는 것을, 만나보니 알겠다. 



전통교회에서 오랜 사역을 하면서 마음의 답답함이 심해져갔다. 

복음 중심이라고 자랑하는 교회는 하나님 나라를 반영하지 못하는 그저 천국가는 복음에만 붙들려 있었다. 

그 다음의 이야기는 없는 채, 교회를 오래 다녀도 삶이 깊어지지 못하는 것 같은 그런 답답함을 느꼈다. 

나는 그 답답함을 하나님 나라를 한껏 이야기하는 방식으로 풀어보려고 했던 것 같다. 

한쪽으로 몰려있는 진리가 균형감있는 것이 되기 위해서는 내가 하나님 나라를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제는 개척의 상황에 이르고보니 복음을 제대로 이야기해야 할 필요를 느낀다. 

복음을 하나님 나라의 관점에서 이야기하고 그리고 하나님 나라 중심의 복음이 우리 가운데서 전해져야 할 필요를 느끼게 된 것이다. 

그런데 정작 내게는 그러한 도구가 준비되지 못했다는 것을 그제야 발견하게 되었다. 

나도 모르게 내 안에서 진리의 편향성이 생겨나게 된 것이다. 

이제 교회 전체를 책임지는 자리에 서게 되니 내 안에 균형과 디테일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런 면에서 이번 하나복 네트워크 본강좌는 내게 많은 도움을 주었다. 

내게 필요한 중심점 몇가지를 다시 상기시켜주고, 중심잡게 해주었다고나 할까. 

그게 참 감사하다. 


가장 크게 깨달은 것은 복음과 하나님 나라를 연결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나를 돌이켜보며 내가 하나님 나라 중심 진리에 다소 경도되었음을 느꼈다. 

내 마음의 원형은 세이비어 교회였는데, 세이비어 교회 모델에 회심모델이 결합되어야 한다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 

복음을 들은 우리가 이제는 하나님 나라를 추구하자는 것이 아니라, 복음에서부터 하나님 나라가 깃들어 있는 복음을 전해야 한다. 

회심이 구체적으로 공동체 안에서 점검되어야 한다.

모든 이들이 복음의 깊이를 알고 그 깊이에서부터 실천에까지 이르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모든 이들에게 하나님 나라 복음이 다시 들려져야 한다. 


세미나를 들으면서 회심을 다루는 첫번째 책인 풍성한 삶의 초대를 여러 권 구입했다. 

그리고 이번 주 주일에 지체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바로 이번주부터 양육에 들어간다. 

리더십들에게는 소그룹 속성과정으로 전수하기로 했다. 

아래층에 있는 형제들은 일대일로 진행하기로 했다. 

할 일이 많아졌다. 


두번째로 깊은 고민을 하게 한 것은 영적형성에 대한 것이다. 

전부터 이에 대해서는 고민이 많았다. 

어떻게 영적으로 성장하게 할 것인가. 

이를 공부하기 위해서 영성신학에 관심이 많았고, 인간을 탐구하는 일을 해왔다. 

영성일기 쓰기에 관심을 가졌고 렉티오디비나에 관심을 두었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을 하나로 연결시키지는 못했던 것 같다. 

하다보면 좋아지겠지 하는 막연함이 있었다. 

좀더 체계적으로 이를 연결해보고 실천해 보아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가장 실질적으로 도움이 된 것은 좋은 교재를 얻은 것이다. 

이번 세미나를 마치고 비로소 처음으로 교재를 읽기 시작했다. 

놀랍도록 치밀하고 효율적인 복음제시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많은 고민과 공부가 깃들어 있었다. 

복음을 나눌 생각에 마음이 설레어 온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복음 중심적이지 않은 채 교회를 하려고 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 

복음의 왜곡이 복음의 배제로 이어져서는 곤란하다. 

이것이 내게는 가장 큰 깨달음이었다. 

미리 고민한 선배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실질적인 도움을 얻고 있다. 



마지막날 먹은 전주의 유명한 물짜장을 파는 식당이다. 

춘장이 들어가지 않은 짜장면이다. 

한번 먹기는 신기한데, 난 그래도 춘장이 들어간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