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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생각하기

삶을 구속하는 공동체에 대한 꿈



'전환기의 한국교회'라는 책을 쓴 김동춘 교수에 의하면 한국교회는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그전에는 이분법의 문제가 가장 중요했던 한국교회가 이제는 새로운 적 세속화의 문제를 맞이하고 있다. 

그리고 이 세속화의 문제 앞에서는 기독교세계관마저도 그다지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전에 IVF 내에서도 이러한 논의가 진행되었다. 

그 논의에서 이제는 콘스탄틴 기독교와 싸워야 하노라고 정리하곤 했다. 


그때만해도 전망에 가까웠다. 

그런데 이제는 우리가 맞닥뜨린 과제와도 같은 상황이 되어 버렸다. 

세속화의 문제 앞에서 한국교회는 질식 직전이다. 

이러한 전환기에 한국교회는 무엇인가 대안이 필요하다. 


세속화의 물결 앞에서 한국교회는 교회로서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굳이 그렇게 모여서 신앙생활을 해야 할 이유를 상실해 가고 있다. 

모인다고 이러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오히려 그 안에서 세속화의 문제를 용인해 버리고 타협해 버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앙적 고민은 더욱 깊어가고, 교회에서는 현실을 도피하는 메시지만을 들을 뿐이다. 


삶의 고민과 동떨어진 교회를 바라봐야 하는 안타까움과 함께 사역을 했다. 

교회에 오는 저들의 삶을 알 수 없었다. 

그저 오는 이들을 위로해주고 최대한 무장시켜서 다시 보낼 뿐이다. 

그것도 내게 다가오는 이들만을 향한 서비스이다. 


두달전에 청년부 친구 하나가 자살을 했다. 

주일이 지난 다음 날 새벽. 생을 비관하며 아파트에서 투신했다. 

그 친구를 스쳐지나보낸 간사는 한동안 죄책감에 시달렸고, 그 아이를 신입생 때부터 교제해 왔던 간사는 우리 앞으로는 이런 공동체 만들지 말자고 울면서 이야기했다. 

대체 영혼을 동떨어진 채 죽지 않게 하는 공동체는 어떠한 공동체일까. 


무엇보다도 삶에 밀접한 접근을 해줄 수 있는 신앙공동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루터기 공동체는 집을 짓는 것부터 시작한다. 

먼저 함께 살아가는 이들과 삶을 공유하며 신앙적 삶을 고민한다. 

그리고 찾아오는 이들에게 자연스럽게 우리의 공간을 열어주는 삶을 실천하려고 한다. 

적어도 힘들고 괴로울 때에 그리고 누군가와 함께 하고 싶을 때에 어디에 가야할지 아는 공동체를 일구고 싶다. 

그 함께함에서 새로운 가치가 생겨날 수 있을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함께 하는 것이 익숙해질 때에 무엇이라고 이루어지는 것을 보곤 한다. 

함께 탁구라도 열심히 치면 그 안에 공동체성이 이루어진다. 

자꾸 만나서 그 격벽이 사라지는 것이 느껴질 때에 그때서야 비로소 에너지가 생겨난다. 

그 함께함의 힘을 믿기에 공동체로, 집으로 교회를 시작하려고 한다. 


매주 금요일에는 불금을 함께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는 그런 곳이고 싶다. 

그리고 그 불금이 함께 기도하거나 신앙적 고민을 나누며  밤을 지새울 수 있는 그러한 공간을 만들고 싶다. 


누구도 홀로 외롭게 울거나 슬퍼하거나 심심해하게 하고 싶지 않다. 

함께 공동체를 이룬 이들은 왜 우리가 공동체를 이루며 사는지에 대한 의문을 갖지 않는 그러한 분명한 정체성을 갖는 교회이고 싶다는 마음으로 이 일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