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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으로 묵상하기

창세기 45장 묵상

그들은 이집트를 떠나 가나안 땅에 있는 아버지 야곱에게로 돌아갔다. 그들이 말했다. "요셉이 지금까지 살아 있습니다. 그는 이집트 온 땅을 다스리는 사람입니다!" 야곱은 말문이 막혔다. 그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그러나 요셉이 한 말을 아들들에게서 다 전해 듣고 또 요셉이 자기를 태워 오라고 보낸 마차를 보자, 그제야 혈색이 돌아왔다. 그들의 아버지 야곱이 기운을 차린 것이다. 이스라엘이 말했다. "내 아들 요셉이 지금까지 살아 있다는 말은 충분히 들었다. 그러나 내가 가서, 죽기 전에 그 아이를 봐야겠다." (25-28)

 

자식을 키워본 사람이라면 안다. 

자녀를 잃어버리는 일이 얼마나 마음을 무너뜨리는 일인지. 

애들이 어렸을 때 잠시 잃어버린 적이 있다. 

건우가 2번, 은우가 1번, 시우도 잠시 1번 그랬다. 

그때의 경험과 느낌은 꿈에 나오기도 한다. 

아이를 잃어버리는 꿈을 꾸면 그 밤에는 잠을 이루기 힘들다. 

 

죽은 줄 알았던 요셉을 다시 만나게 된 이스라엘의 마음은 어땠을까. 

그것은 말문이 막히는 경험. 귀를 의심하게 하는 경험. 혈색이 돌아오는 경험일 것이다. 

잃어버린 자식. 죽은 것으로 생각한 자식을 품고 사는 아비의 심정은 그러했다. 

자녀를 잃어버리는 경험을 떠올리면 거의 매번 세월호 부모님들이 생각난다. 

아이들을 얼마나 기다리고 기다렸을까. 

그리고 그 절박한 시간동안 해줄 수 있는 일이 없어서 얼마나 가슴저릴까. 

물에 잠기며 숨이 막혀 혹은 추워서 죽어간 아이들을 상상하면 잠을 잘 수 있을까. 

샤워를 하다가 혹은 잠을 자다가 그 아이들이 생각나서 못견디게 가슴아파질 때도 있었다. 

그렇게 자신의 목숨과 같던 자식이, 죽은 줄 알았던 자식이 살아서 나를 기다리고 있단다. 

 

이스라엘에게 이 경험은 가장 놀라운 경험이지 않았을까. 

누군가 홀로 광야에 있다면 그리고 그가 돌아오지 않는다면 죽음을 예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그렇게 잃어버렸다고 생각한 자식이 애굽의 총리가 되어서 다시 돌아온다. 

그것도 그 모든 일을 하나님이 하셨다고 고백하면서 말이다. 

멀쩡하게 잘 성장하여 게다가 출세하여 돌아온 자식이다. 

 

하나님의 놀라운 역사가 예기치 못한 방식으로 놀랍게 드러난다. 

이러한 하나님의 일하심이 우리의 삶에서도 이루어지면 참 좋겠다. 

완성될 하나님의 세상에서 죽은 줄 알았던, 그리고 잃어버린 줄 알았던 이들을 다시 만나게 되는 일이 있으면 좋겠다. 

시우는 아직도 가끔 흰눈이 이야기를 한다. 

나는 그 이야기를 할 때마다 계단 아래서 눈을 뜬 채 죽어있던 흰눈이를 발견하던 충격을 떠올린다. 

아이들이 상처받을까봐 나는 마당 구석에 흰눈이를 묻어주었다. 

아버지의 마지막 모습도 생각난다. 

아버지는 평소와 같지만 노래진 모습으로 우리와 작별했다. 

나는 차마 그 아버지를 만지지 못했다. 

어머니와 누님들은 왜 이렇게 차갑냐며 아버지를 만지면서 울고 있었다. 

완성될 하나님의 나라에서 나는 그들을 다시 만나며 하나님이 살아계심을 그리고 역사하심을 누리고 싶다. 

 

이스라엘은 그것을 먼저 누리고 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실 기쁨을 먼저 누리고 있다. 

이 땅에서 가슴이 시릴수록 그 기쁨은 클 것이다. 

말문이 막히고 혈색이 돌아오는 기쁨이 우리의 근본적인 기쁨이 되면 좋겠다. 

 

기도

상실한 것에 대한 회복으로 위로하시는 하나님을 소망하기를

 

감사

늦은 시간이지만 묵상할 마음을 주신 것이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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