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영 작가의 수도원 기행이 나온지 13년만에 쓴 두번째 수도원 기행문이다.
공지영 작가가 천주교인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 사이 많은 영적 순례를 경험했음을 알 수 있게 하는 책이다.
이 책의 서문에서 작가는 이 책은 그전의 자신의 책과는 많이 다른 책이 될 것이라고 미리 이야기했다.
적나라한 종교적인 표현이 거북한 이들은 아예 책을 덮으라고 권하고 있다.
실제로 이 책은 그전의 공지영의 작품과는 사뭇 다르다
자신의 영적 세계를 드러내기로 작정한 책이다.
남들이 할렐루야 아줌마라고 오해할지라도 신경쓰지 않겠다는 자세이다.
그래서 그녀는 자신이 고통가운데서 회심한 이야기에서부터 시작하고 있다.
그녀의 회심 그리고 하나님을 만나가는 과정은 참으로 아름답다.
남들이 그러한 경험을 썼으면 정통경험이 아니라는 둥, 체험에 의존한다는 둥의 이야기를 할수 있겠지만 그녀가 묘사하는 세밀한 필치의 영적 경험에는 함부로 이야기할 수 없게 하는 무언가가 있다.
심지어 '정통 경험이라는 것이 대체 있기는 할 것인가' 하는 생각까지 하게 한다.
개신교 목사의 입장을 가진 나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문화나 용어들이 있었지만 그런 것들 마저도 경이롭게 보이도록 작가는 한마디로 '글을 참 잘 썼다.'
영적인 경험을 그리고 자신의 깨달음을 묘사하는 그녀의 글은 이전의 어떤 글보다도 아름답게 느껴졌다.
아물러 천주교라는 종교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는 점을 던져준다.
아직 성인들을 추앙하는 천주교의 풍습이라거나 은둔을 하는 행태에 대해서 온통 동의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세속화와 싸워야 하는 이 시대의 교회의 모습에서 세속과의 싸움에서 승리하는 것 자체에서 의미를 찾는 그러면서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방식으로 영향을 미치는 그들의 전통 속에서 하나의 길을 발견하게 되기도 한다.
작가는 이 책을 세월호 유가족을 생각하며 썼다고 한다.
책을 읽다보면 그러한 이유를 알 수 있다.
이 세상의 고통받고 힘들어하는 이들을 향한 책이다.
이 책을 읽을 때 내 속도 많이 상해 있었다.
망연자실 자리에 앉아 있다가 무어라도 읽어야겠기에 책장을 둘러보다가 금테둘린 듯 다가온 책이다.
그리고 읽는 내내 마음에 위로가 다가오는 것을 느꼈다.
눈물지으며 그리고 하나님을 느끼며 읽을 수 있는 책이다.
하나님과 함께 하는 것의 의미, 하나님의 위로가 필요한 이들에게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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