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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생각하기

[책] 한국교회 미래지도 2


한국교회 미래지도 라는 책으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최윤식 박사가 그의 목회자 동생과 함께 낸 두번째 시리즈이다. 

미래학을 기반으로 해서 한국교회의 미래를 아주 음울하게 전망한 전작의 충격파는 상당했다. 

전작에서 강조했던 것은 이러다가 망한다 였다. 

그런데 그러한 전망에 비해서 내놓은 대책은 너무 나이브하다 라는 평이 많았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이 책에서는 나름의 대책을 내놓으려고 노력한 티가 난다. 

특별히 저자들은 한국교회에 주어진 마지막 골든타임 10년을 이야기한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여전히 대책들을 나이브하다. 

저자들은 자신이 이야기하는 것의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을 알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좋은 이야기들을 짜맞추어 놓은 것 같은 그러한 이야기들이다. 

그래서 근본적 대책은 내가 보기에는 읽지 않아도 상관이 없을 것 같다. 

다 아는 내용이라고나 할까. 


전작에서도 그렇지만 이 시리즈의 장점이라면 미래학을 기초한 구체적인 비관적 전망이다. 

책에서 가장 크게 문제시 하는 것은 교회들의 부채이다. 

지난 5년동안 교회들의 연체율이 5배가 늘어난 상황. 경매에 부쳐지는 교회들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현실. 

매년 한국교회가 부담해야 할 이자는 2,250-5천억 가량이다. 

이 규모의 이자를 꼬박꼬박 내려면 매주 1-2천원씩 주일헌금을 드리는 학생이나 교인을 기준으로 500-800만명의 교인들이 필요하다. 

원금까지 갚으려면 2-3배 더 헌금해야 한다. 

2005년 기준으로 한국의 기독교인의 숫자는 이단을 포함해 870만명이고 지금의 수준은 겨우 이자를 내고 있는 수준이라는 말이 된다. 


그러나 문제는 이 빚을 갚아야 하는 교회와 교인들의 상황이다. 

저자는 앞으로 2-3년 후에 금융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을 강력히 제기한다. 

미국발 양적완화로 인해서 결국 금리는 상향조정될 것이다. 

그러면 빚으로 지탱되고 있는 우리의 구조는 무너진다. 

빚으로 지탱되는 교회의 구조는 하릴없이 무너질 수 있다. 

저자는 2028년 경이면 현재의 교회건축을 주도한 목회자 세대들이 은퇴하게 되고, 그때가 되면 한국교회가 본격적으로 침몰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리고 결국 2050년이 되면 한국교회는 초고령화가 이루어지고 유럽교회의 전철을 밟게 된다. 

고령화사회가 형성되어 버린 일본의 경우 곳곳에 빈집이 늘어나고 총인구가 줄어들고 대학의 절반 가까이를 채우지 못하게 되었다. 

문화시설 입장객은 크게 줄었고 인구의 절반 이상이 고령화 인구이다. 

우리는 일본보다 더욱 급격하게 고령화사회 아니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도저히 빚으로 지어진 교회건물을 지탱할 수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저자들이 그럼에도 10년의 골든타임을 이야기하는 것은 무엇인가. 

먼저 2-3년 후에 찾아올 금융위기 때에 제대로 정신차리자는 것이다. 

그때 본질적인 회개운동을 하고 허리를 졸라매며 회복의 기회를 삼자는 것이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 메가처치를 향해 그러한 충성을 해낼만한 핵심세력이 그리 남아있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 문제이다. 

뜨내기에 종교소비자로 전락한 교인들이 교회를 향해 그러한 충성을 발휘할 수 있을까. 

내가 보기에는 무책임하게 교회를 떠나고 교회는 경매로 넘어가게 되는 비율이 훨씬 높아지게 될 것이다. 


또한 통일의 가능성이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 줄 수 있다고 본다. 

이 부분은 어느 정도 동의한다. 

그러나 전제해야 하는 것은 교회가 통일에 대해서 영적으로 준비되어 있다는 것이어야 한다. 

갑작스럽게 다가오는 통일이 모든 문제를 일거에 해결해주는 방식은 있을 수 없다. 

통일이 새로운 영적전기를 마련해 주기 위해서는 교회가 이를 준비하고 깨어있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제는 현재의 교회의 구조이다. 

지금이라도 한국교회는 무리한 교회건축을 자제하고 불황의 시기를 대비해야 한다. 

건물중심의 교회구조를 빨리 바꾸어 내야 한다. 

그러나 그러한 체제전환을 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교회들이 얼마나 될까 하는 것이 나를 비관론에 머무르게 하는 이유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한국교회가 더 아프게 메시지를 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헛된 소망을 이야기하기 보다는 더 철저히 망해야 하는 한국교회의 병폐를 두드러지게 이야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철저히 망하고 철저히 회개하지 않으면 진정한 소망은 없다. 

그런 면에서 지금의 한국교회는 예레미야의 메시지를 들어야 한다. 

한국교회를 지탱하고 있는 병폐적 기둥이 무너지고 망가져야 한다. 

그러지 않고는 소망이 없다. 

내가 보기에 이 책은 비판적으로 읽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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