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정이라는 작가는 7년의 밤이라는 책을 통해서 알게 된 작가이다.
집요함이 있는 작가구나 하는 것을 느끼게 하는 소설로 기억한다.
기차를 타고 이동해야 할 시간에 무언가 읽을 것이 필요해서 아이패드로 이 책을 보기 시작했다.
방전이 되어버린 것만 같은 시간들.
그 가운데서 여행을 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안나푸르나로 향하게 된다.
이 책은 후배 작가와 함께 안나푸르나를 걸으며 느끼며 생각한 것을 기록한 책이다.
책을 읽으며 알게 된 것은 정유정 작가가 광주에 사는구나 하는 것.
그저 광주에만 살면 더 애정이 생기는 것을 보니 내가 광주 사람이 다 되어가는 것 같다.
그리고 안나푸르나에 아무나 갈 수 있는 것이었구나 하는 것.
그러나 작가와 함께 그 길을 따라가다보면 나는 가지 못할수도 있겠다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인생에서 넘지못할 언덕같은 곳이 있다.
우리 인생의 쏘롱패스 같은 곳이랄까.
각종 고산증세에 시달리며 배변과 불면증에 시달리며 그녀는 왜 그렇게 안나푸르나 종주를 이루려고 했을지를 생각해 보게 된다.
그리고 나는 그러한 과정에서 회피하지 않고 걸으려고 하는지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그녀는 독종이었다.
그녀의 소설에서 느끼는 자아가 그녀의 여정에서 느껴졌다.
그 집요함으로 인생을 살았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했다.
간호사로 시작한 사회생활에서 소설가로 전업을 하게 되고 청소년 소설작가로 인지되던 때에 장편소설을 시도하고...
그 모든 일을 독한 마음으로 이루었겠구나 하는 것을 느끼게 한다.
끝내 길을 인도한 포터에게도 그녀는 파이터로 인정을 받는다.
히말라야를 걷는 그녀의 여정을 따라가며 나는 충분히 싸우고 있는지를 질문해 보게 된다.
지금의 나의 여정이 쏘롱패스를 걷는 인내를 요구하는 때이지는 않은가.
그 긴 여정을 끝내 가야 하는 것이 나의 길이며 나의 소명이지 않을까.
길을 시작했으니 끝을 보아야 하는 것은 길을 시작한 자의 기본적 자세이지 않을까.
안나푸르나 종주를 포기한 이들을 위한 헬기 따위는 우리의 인생에서 없다.
우리의 삶은 안나푸르나 종주 이상으로 진중한 것이다.
그러기에 헛된 길을 가는 것만큼 어리석은 것은 없을 것이다.
길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오늘도 내일도 이 길을 걸어가자... 고 스스로 다짐하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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