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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으로 묵상하기

누가복음 21:29-38

너희는 조심하여라. 너희의 예민한 기대감이 파티와 음주와 쇼핑 때문에 무뎌지지 않게 하여라. 그렇지 않으면, 그날이 불시에 너희를 덮치고, 덫과 같이 갑자기 너희를 잡을 것이다. 그날은, 모든 곳에서 모든 사람에게 동시에 임할 것이다. 그러니, 너희는 무엇을 하든, 방심하지 마라. 닥쳐올 모든 일을 끝까지 견뎌내고 마침내 인자 앞에서 설 힘과 분별력을 얻도록 끊임없이 기도하여라. (34-36)

 

무화과나무를 통한 분별. 

마당에는 낙엽이 지고 있다. 

무성하던 잎이 지고 가지가 앙상하게 드러나기 시작했다. 

오히려 이럴 때가 가지를 정리하기가 좋다. 

여름 내내 여기저기 뻗쳐 있던 덩굴의 근원도 드러나기 시작한다. 

몇 년을 이곳에서 지내다 보니, 계절의 변화에 따라 나무들이 어떻게 변하는지 그리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조금씩 익히는 중이다. 

지금은 나뭇가지와 식물들을 땔감 삼아 불피우기 좋은 때이다. 

이 시기가 되면 혼자 불멍을 하곤 한다. 

 

시기를 분별하면 다음을 예상할 수 있다. 

거대한 전환기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그다음의 시대는 희망찬 다음 세대가 아니라는 것을 직감하고 있다. 

더이상 화석연료에 의존할 수 없는 세상을 살고 있다. 

지구라는 환경의 역변으로 인해서 우리는 이전과 같은 삶을 살 수 없을 것이다. 

그 가운데서 고통받는 이들이 더욱 늘어가며 인류는 이 지구에서 생존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예수는 무화과나무를 통해 때를 분별하라고 하신다. 

그리고 더 나아가 예민한 기대감을 가지고 살라고 하신다. 

그 예민한 기대감은 마지막 날, 심판의 때를 인지하는 예민함이다. 

그 때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하는 방식으로 다가온다. 

그래서 예상하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 

그저 때를 분별하며 나의 삶을 그에 걸맞게 만들어 갈 뿐이다. 

 

마지막 때에 걸맞게 살아가는 것은 방심하지 않으며 힘과 분별력을 유지하는 것이다. 

사람은 때가 다가올수록 더욱 긴장하게 되어 있다. 

나는 주초보다는 주말에 더 긴장한다. 

주일이 다가오기 때문이다. 

삶의 모든 긴장점이 주일에 맞추어져 있다. 

때가 다가온다면 우리는 더욱 긴장하게 된다. 

 

조금 후면 시우를 데리고 치과에 가서 교정기구를 차게 된다. 

지난 주부터 이 날을 마음 무겁게 기다렸다. 

의사 선생님이 시우가 차게 될 교정기구를 보여주셨다. 

내가 어렸을 때 사용했던 것과 달라져 있다. 

하루 14시간 차야 한다는 교정기구는 내가 보기에 매우 불편하고 흉하게 보였다. 

그것을 앞으로 6개월 간 감당해야 하는 시우가 안쓰럽다. 

시우가 이 모든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를 바랄 뿐이다. 

 

다가오는 시험, 다가오는 수술, 혹은 다가오는 죽음. 

이러한 것들은 우리를 긴장하게 한다. 

그것들 앞에서 우리는 회피할 것인지, 그것을 대비할 것인지를 선택해야 한다. 

인생의 진중함은 우리가 맞게될 것을 피하지 않음에서 비롯된다. 

그러한 자세에서 우리는 인생에서 중요한 것들을 행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된다. 

 

주가 다시 오실 때를 의식하는 예민한 기대감은 우리를 각성하게 하고 우리의 본질로 나아가게 한다. 

그 예민함을 잃지 않는 오늘이면 좋겠다. 

 

기도

시우가 교정기구에 잘 적응하기를. 

 

감사

새로운 한주가 시작됨이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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