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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풀어놓기

주일을 준비하는 밤...

우리 집에서 2주째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다음주면 그루터기 하우스에서 첫 예배를 드리게 되니까 우리 집에서 드리는 마지막 예배가 되겠습니다. 


교회사역을 할 때는 토요일 저녁이 참 정신이 없었습니다. 

주말이 될수록 바빠지는 사역의 특성상 주말에는 도통 가정을 돌볼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세아이와 부대끼는 아내는 주말에는 녹다운이 되곤 했습니다. 

토요일과 주일 우리의 가정은 폭탄맞은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토요일은 정갈하게 주일을 준비하는 날이 되고 있습니다. 

집안을 쓸고 닦고 정리하고 손님을 맞을 준비를 합니다. 

함께 부를 찬양도 고르고 나눌 말씀도 살펴봅니다. 


가족들이 모두 피곤해서 일찍 잠이 들고 저 혼자 조용히 집안을 정리하면서 '참 좋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주일이 기다려지는 것은 참 오랜만에 느끼는 감정인 듯 합니다. 


제가 고등학생 때 저는 저의 모교회의 고등부 임원이었습니다. 

토요일은 인근 도서관에서 공부를 한 후 저녁 즈음에 교회를 들릅니다. 

그러면 인쇄소에서 배달된 고등부 주보가 도착해 있습니다. 

그러면 저는 그 주보를 하나하나 접기 시작합니다. 

오전 7시에 예배가 있었기 때문에 임역원들이 주보를 접기에는 시간이 빠듯했습니다. 

저는 주보를 접으면서 주일을 기대했습니다. 

조용히 기도하다가 집으로 돌아갑니다. 

돌아가는 길에 드리는 찬양이 저를 벅차오르게 한 적이 많았습니다. 


주일을 조용히 준비하면서 그때의 감정이 되살아나는 것을 느낍니다. 

활동이 아닌 임재를 그리워하는 것. 

내 안에 그 소중한 것이 다시 살아나는 것 같아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