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한스 로슬링 / 김영사
이 책은 세상을 이해하는 시각에 대한 책이다.
다시 말하자면 우리는 세상을 바라볼 때에 편견에 붙들려 있다.
저자는 우리가 편견에 붙들리게 될 때에 침팬치 보다도 못한 이해에 머물러 있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는 왜곡된 시각이 강화하는 우리의 편견을 강조하는 표현일 것이다.)
청년부 일을 할 때에 선교지에 갈 일이 여러 번 있었다.
대체로 살기 어렵다고 알려진 곳들이다.
그러한 곳에 갈 때에 동행한 이들은 자신의 생각보다 살만한 여건인 것에 대해서 다소 의아해하는 반응을 많이 보였다.
선교지소식에서 보던 것들. 그리고 자신이 상상했던 것보다 더 괜찮은 현실로 보였던 것이다.
이는 다소 미묘한 문제를 발생시키기도 한다.
선교사는 후원을 끌어내기 위해서 격차를 강조하고자 하는 의도가 생겨나게 되기도 한다.
그리고 자신이 살아가는 공간을 후원자들에게 노출하지 않기도 한다.
다소간의 격차가 있다고 느껴야 자신의 선교사역에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몇몇 구호단체들은 극단적인 상황을 보여주며 후원을 끌어낸다.
물을 길으러 몇 시간을 가야 하는 상황, 먹을 것이 없어서 망연자실 아이를 안고 있는 어머니 등.
우리는 그러한 이미지를 보면서 죄책감을 느끼며 그들을 도와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한 방식이 후원을 끌어내고 도움을 주는 데에 도움을 줄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세상의 실상을 이해하는 것에는 도움을 주기보다는 왜곡시키는 경향이 있다.
이 책은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의 상황과 현황을 실제로 어떠한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답해 간다.
이것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세상을 살아가는 실제적인 감각을 가지기 위해서이다.
격차가 극심할 것이라는 것을 믿으며 살아갈 때에 유지되는 구조가 있겠지만, 그것이 현실이해를 왜곡시킨다면 한편으로는 문제가 된다.
그리고 그러한 왜곡된 시각은 다른 이들에 대한 편견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현실은 현재 전세계의 가난이 극복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전 세계의 9%가 저소득 국가에서 살아가고, 그런 나라에서도 사람의 삶이 생각만큼 비참하지는 않다.
둘로 나뉜 세계에서 다수가 비참하고 결핍된 상태로 살아간다는 생각은 착각이자 오해다.
저자는 삶의 방식을 네가지 단계로 구분한다.
그리고 각 단계별로 삶의 모습을 유형짓는다.
이러한 네가지 삶의 유형의 구분은 꽤 유용하다.
저자가 지적하는 것은 각 나라의 문화적 차이보다는 소득의 차이가 그 유형을 결정짓는다는 것이다.
우리는 흔히 그것을 문화적 차이로 오해하지만 실상 소득 때문에 강요되는 삶의 방식이라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세상은 나빠지고 있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통계적으로 살펴보자면 세상은 점점 좋아지고 있다.
극빈층의 비율이 줄어들고 있고 기대수명은 늘어나고 있다.
노예제가 사라지고 있고, 아동사망이 줄어들고 있고, 전쟁으로 인한 사망도 줄어들고 있고, 아동 노동도 줄어들고 있다.
반면에 탈문맹이 늘어나고, 전기보급이 늘어나고, 안전한 상수원이 늘어나고, 인터넷 사용자 비율이 급격히 늘고 있다.
그런 면에서 저자는 부정적인 면을 보려고 하는 시각을 버리고 사실충실성에 기반해야 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나쁜 소식이 우리에게 전달될 확률이 훨씬 높다는 것이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세상의 몇가지 실상은 이렇다.
인구는 계속 급격하게 늘지 않는다.
유엔전문가들은 2100년 아동 수를 오늘날과 같은 20억으로 예상한다.
1900년대 중반 이후 인구가 급격하게 늘어난 것은 맞지만, 현재 전세계는 저출산의 분위기다.
이는 제3세계도 마찬가지다.
한때 무슬림을 혐오하는 이들이 그들이 많은 수의 자녀를 낳아서 인구수로 압도해간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사실 그들도 아이를 많이 낳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지난 50년간 인구증가는 크게 둔화되었다.
그래서 결국 인구는 110억 정도에서 멈추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맬서스의 이론은 틀렸다.
그의 이론에 기반해서 인구를 조절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들의 생각도 틀렸다.
가난한 아이를 구해내야 인구가 단지 늘어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극빈층들은 삶의 대안을 찾기 위해서 아이를 많이 가지는 것이다.
오히려 그들의 비참함과 치욕에서 건져내어야 인구는 조절이 된다.
서구인들의 오리엔탈리즘은 수정되어야 한다.
곧 4단계 삶의 다수를 차지하는 이들은 비서구인들이 된다.
스웨덴 출신의 저자인 한스 로슬링은 책을 쓰면서 자신의 오리엔탈리즘이 수정되어가는 과정을 이야기한다.
서구인들의 뿌리깊은 오리엔탈리즘은 코로나 상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들은 코로나 바이러스 대처에 자신을 했던 것 같다.
자신들은 동양과는 다르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고, 오히려 동양의 한 나라가 이에 대해 잘 대처하는 모습을 보며 놀라워한다.
앞으로 20년 뒤에는 세계시장의 중심이 인도양으로 옮겨가게 되고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성장에 세계가 기대는 상황이 될 것이다.
저자는 우리가 왜곡된 시각을 가지는 본능들을 이야기한다.
그에 대한 이야기는 책에서 자세히 살펴보면 좋겠다.
우리는 이러한 본능들에 붙들려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다소 인정하게 될 것이다.
저자는 우리가 진정으로 위험하게 바라보아야 할 것 다섯 가지를 이야기한다.
그것은 전 세계를 휩쓰는 유행병, 금융위기, 제3차 세계대전, 기후변화, 그리고 극도의 빈곤이다.
이 문제들은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위험하며, 이를 막지 못하면 어떠한 것도 작동하지 못하기 때문에 위험하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오늘날 현실이 되어가고 이다.
저자는 2017년에 사망했다.
지금 그가 살아서 이 현실을 본다면 어떠한 이야기를 할지가 다소 궁금해졌다.
이 유행병은 세상 전체의 구조를 바꾸어가고 있다.
이를 통해서 세상은 어떠한 변곡점을 보이게 될까.
이 책에 대한 이야기를 마무리하며 이 책의 한계에 대한 이야기도 해야겠다.
이 책은 우리의 편견을 드러내며 세상의 실상을 직면하게 해주는 것이 분명하지만, 이 책의 논리는 신자유주의자들에 의해서 악용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이른바 낙수효과를 주장하는 이들의 논리적 근거로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같은 사회를 살아가는 이들의 평등구조에 대한 이야기는 보완되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세상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우리의 편견이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게 하는 좋은 책이다.
세상에 대한 고민이 많은 이러한 때에 읽어볼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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