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이 여자에게 말했다.
"너희는 결코 죽지 않아. 하나님은 너희가 그 나무의 열매를 먹는 순간 하나님처럼 되어서, 선에서 악까지 모든 실상을 보게 되리라는 것을 알고 계신거야." (4-5)
그러자 그 두 사람은 곧바로 실상을 보게 되었다. 자신들이 벌거벗은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그들은 무과화나무 잎을 엮어서 임시로 몸을 가렸다. (7)
하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 사람이 우리 가운데 하나처럼 선에서 악까지 모든 것을 알게 되었다. 이제 그가 손을 뻗어 생명나무 열매도 따서 먹고 영원히 살면 어찌하겠는가? 그런 일이 결코 일어나서는 안된다. (22)
말씀을 읽으며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하나님은 왜 사람으로 하여금 실상을 보지 못하게 하신 것일까?
그리고 뱀은 왜 사람에게 실상을 가르쳐 주려고 한 것일까?
혹 사탄은 인간을 매트릭스에서 구출해 주려고 한 것일까?
실상을 알게 된 인간은 왜 영원한 생명에서 제외되어야 하는 것일까?
한편으로는 이렇게 생각할수도 있다.
하나님은 의도적으로 사람이 모든 것을 알지 못하도록 창조하셨다.
그리고 그것이 하나님에게 그리고 사람에게 좋은 것으로 보셨다.
하나님은 사람이 모든 것을 다 알아 판단하는 존재가 아닌, 하나님께 의지함으로 완전해지는 사람을 원하셨다.
그래서 성경이 보이는 온전한 인간상은 그 자체로 완결성을 갖는 인간이 아니라 매사에 하나님 의존적인 인간으로 보인다.
그러한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창세기에 하나님을 따르는 이들이 보이는 반문화적 속성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하나님 의존형 인간이 되는 길은 인간의 독립적 길을 내려 놓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인간의 독립적 지위를 소중히 여기는 이들에게 실제로 사탄은 매트릭스에서 꺼내준 영웅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인간이 실상을 알고 저지른 일들의 결과가 오늘날의 착취의 구조라고 한다면 근본적으로 하나님의 의도가 나았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과연 인간은 하나님 의존형 인간으로 돌아가며 그러한 문화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인가.
그것은 우리 문명에 대한 철저한 회개를 통해서만 가능해 보인다.
하나님께로 가지 않더라도 적어도 처절한 자기반성 정도는 해야 희망이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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