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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뒷산 정복기

환절기가 찾아오고 나는 알러지 비염으로 고생하고 있다. 

밤마다 알러지 비염때문에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다. 

약을 먹어보기도 했지만 약기운에 취할뿐, 낫는 것 같지 않다. 


운동을 해보기로 했다. 

운동을 하면 체온이 올라가고 알러지비염 따윈 쫓겨날거야. 라고 생각하며 그전부터 생각했던 동네뒷산 정복을 위해 나선다. 


사실 하우스에 입주하면 동네를 돌며 동네의 일도 좀 하고 근처 산에도 좀 다니고 하려고 했다. 

그런데 하우스 안에서도 할일이 천지인지라 좀체 밖으로 나가지를 못했다. 

오늘의 외출은 그런 의미에서 역사적인 외출일 수 있겠다. 


동네 뒷산은 장원봉이라는 고개다. 

이 고개 아래 우리 집 근처에 옛날에 향교가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향교에 호랑이가 출몰하여 서생들을 잡아먹어서 잠시 동명동 쪽으로 이전하였다가 다시 이쪽으로 오게 된다.  

그 향교에서 장원급제생이 많다하여 여기가 장원봉이 되었다는 유래다. 


그러니까 공동체 하우스가 있는 이곳은 명당자리 비슷한 곳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땅을 팔았던 서울의 90이 넘은 할아버지도 꼭 다시 이곳으로 돌아와서 사시고 싶었다고 한다. 

그러나 자신이 노구가 되어가자 돌아갈 수 없음을 인정하고 이 땅을 파시기로 하신다. 

그리고 내가 덥썩 물었다. 


옆집에 사시는 은퇴한 교수님도 이곳을 사시려고 노력하셨는데 땅주인이 팔지 않았다며 목사님이 복이 많은가보다고 하신다. 

은퇴한 구의원분은 우리집 옆 짜투리 땅을 사시겠다고 문의하신다. 터가 좋아서란다. 


장원봉을 오르다가 우리가 사는 동네를 찍어보았다. 

광주광역시의 동쪽 끝땅이다. 

그리고 우리 하우스는 그 끝에서도 가장 끝쪽에 해당한다. 




열심히 오르고 또 올라서 팔각정에 이르렀다. 

우리 집에서 2킬로미터 떨어진 곳이니 등산을 오갈만한 곳이다. 

대체로 무난한 코스인데 마지막 팔각정에 이르기까지의 코스가 마지막 고비다. 


과거에는 이곳으로 케이블카가 다녔는데 이제는 노후되어서인지 보이지 않는다. 

이곳에 이르자 우리 하우스도 보이고 광주전역이 보인다. 


우리가 사는 동네도 입체적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사진에 우리 하우스와 건우가 다니는 동산초등학교를 표시해 보았다. 



전에 사역했던 동명교회와도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 

과거에는 이정도의 뷰가 광주광역시였다. 

그러나 점차 도시가 확장되어 서쪽으로 북쪽으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렌즈를 열어 광주전역을 찍어보았다. 

광주전역에서도 가장 동쪽 끝땅이 우리가 살고 있는 땅이다. 

무등산 안쪽까지 들어가 있는 곳이라 집안에 있으면 서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