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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교회

4. 교회, 그 애증의 공간 내가 다니던 교회는 꽤 보수적이고 꽤 커다란 교회였다. 그러한 교회에서 나의 자리를 잡아가는 것은 내게 있어서 좋아보이는 경험이었다. 중등부와 고등부를 거치며 임원을 했고, 그러는 중에 신앙이 괜찮은 아이로 자리매김했다. 알지 못하는 이들에게 '누구 누구의 자식이로구나' 하는 말을 들으면 괜히 아버지 어머니에게 좋은 일을 하는 것 같기도 했다. 아버지 어머니도 그렇게 자리매김해 가는 자녀들을 보는 것이 자랑스러우셨던 것 같다. 중등부 때 수련회에서 눈물을 흘리는 경험을 한 이후에는 내 자신에게도 자신이 생겼다. 내가 다니던 교회는 보수적인 교회였는지라, 그 정도의 경험이면 괜찮은 것이었다. 지금도 나는 그때 수련회 마지막 날 기도회 때에 울었던 것이 어떠한 경험인지 잘 정의내리기 어렵다. 그때 나 뿐만 .. 더보기
2. 유년시절 그리고 신화적 세계 나는 75년생이다. 일명 X세대라고 불리우는 세대라고 할 수 있다. 전두환 정권 아래서 학창시절 대부분을 보낸 세대이며, 문화적인 풍성함을 경험하면서 성장할 수 있었던 세대에 속한다.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 세대인 에코 세대에 속해 있었기 때문에 또래집단은 풍성했다. 어딜 가나 젊은 세대들로 넘쳐났고, 교회에서는 그 많은 아이들과 청소년들을 관리하기에 바빴다. 한국교회는 우리가 어렸던 시절 호황의 마지막 잔치를 벌이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내가 주일학교를 다닐 때의 고민은 지금처럼 아이들이 없어서가 아니라, 교회에 아이들이 모일 곳이 충분하지 않은 것이었다. 어린 우리를 위한 교육관 공간이 부족해서 교회 옆 허름한 한옥에서 임시로 교육관을 만들어 수용하기도 했었다. 성경학교를 하면 아이들로 넘쳐났고, 특..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