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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는 삶 가족

내 나이 사십이 되던 날

내 나이 사십. 

어제 청년부 친구들이 예배 후에 나를 위해 깜짝 파티를 해주었다. 

깜짝파티도 파티였지만, 나를 깜짝 놀라게 한 것은 케익 위의 초의 개수. 달랑 네개다. 

 


 

 

생일에 대한 별 감흥은 없다. 

다만 내 인생에 대한 무거움이 더 느껴지는 하루였다. 

 

몸이 무겁고 잦은 기침이 나를 괴롭혀 왔다. 

어디 찜질방에 가서 길게 잠이나 자볼까 하였지만 

쉬는 월요일에도 가족에 대한 책임은 나를 훌쩍 떠나지 못하게 한다. 

 

지산동 아버지 집에 가서 은우를 부모님께 맡기고 몇시간 숙면을 취했다. 

점심이 되었다. 

속은 더부룩했으나 생일인지라 함께 식사는 해야겠고, 은우가 좋아하는 씨에 떼 벨리에 가기로 했다. 

 

은우는 역시나 폭풍흡입해 주었다. 

 

청풍쉼터에 들렀다. 



은우와 함께하는 시간을 부모님은 언제나 잔치다. 

부모님 눈에는 은우만한 손녀가 없다. 



암벽등반을 심각한 표정으로 해보기도 한다. 

결국 떨어질것 같아요를 연발해서 떼어내 준다. 



젖어서 미끄럼틀을 타지는 못한다. 

그저 계단을 몇번 오르내리기만 했다. 



뭔가 아쉬워서 사수원지 산책로를 걷는다. 

나무데크가 있어서 이게 어디까지 이어질지 기대하는 마음이 있었으나 달랑 다리만 이렇게 만들어져 있다. 

만들려면 좀더 긴 산책로가 있어야 할 것 같다. 



물을 배경으로 뭔가 작품을 만들고 싶지만 은우는 바람을 맞고 있어서 도와줄 마음이 별로 없다. 



기껏 건진 구도가 이정도?

풍성한 사진찍기에 좋은 곳은 아니다. 



다시 할아버지 할머니가 쉬는 곳으로 달려간다. 

이런 풍경은 언제 보아도 정겹다.



다시 모래놀이. 

오빠가 있었다면 훨씬 더 잘 놀았을 것 같다. 

그래도 낙엽이 있어서 모래놀이가 밋밋하지는 않다. 

아 벌써 낙엽이 지고 있구나. 




결국 무언가를 만들어내지만, 그게 뭔지는 모르겠다. 

모든 것이 신기하고 좋은 그런 은우가 가끔은 부럽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