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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4. 교회, 그 애증의 공간 내가 다니던 교회는 꽤 보수적이고 꽤 커다란 교회였다. 그러한 교회에서 나의 자리를 잡아가는 것은 내게 있어서 좋아보이는 경험이었다. 중등부와 고등부를 거치며 임원을 했고, 그러는 중에 신앙이 괜찮은 아이로 자리매김했다. 알지 못하는 이들에게 '누구 누구의 자식이로구나' 하는 말을 들으면 괜히 아버지 어머니에게 좋은 일을 하는 것 같기도 했다. 아버지 어머니도 그렇게 자리매김해 가는 자녀들을 보는 것이 자랑스러우셨던 것 같다. 중등부 때 수련회에서 눈물을 흘리는 경험을 한 이후에는 내 자신에게도 자신이 생겼다. 내가 다니던 교회는 보수적인 교회였는지라, 그 정도의 경험이면 괜찮은 것이었다. 지금도 나는 그때 수련회 마지막 날 기도회 때에 울었던 것이 어떠한 경험인지 잘 정의내리기 어렵다. 그때 나 뿐만 .. 더보기
[서적] 교회, 자본주의와 씨름하다 - 김영배 BOOKK 오랜만에 책서평이다.책을 읽고 서평을 쓰는 일에 게을러져 가던 시점에 이 책의 서평에 대한 책임을 느끼는 것은 이 책의 저자를 알고 있다는 것이 하나의 이유일 수 있고, 그가 이 책을 쓰기 위해서 고민하며 분투하는 과정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를 지켜본 이로서의 일종의 의무감 같은 게 느껴졌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가 진지하게 고민하는 것의 방향성에 대한 지지 같은 것을 표현하고 싶었다. 책을 읽자마자 책의 스케일이 상당하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1장을 읽고 나면, 마치 책 한권을 읽은 것과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앞으로 어떻게 전개하려고 하지?'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주제는 만만치 않지만, 책은 재미있다. 내가 아는 저자는 누구보다도 매혹적으로 이야기를 풀어갈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