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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생각하기

[서적] 하나님 나라를 욕망하라 - 제임스 스미스 (IVP)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기독교 세계관의 논의에 새로운 지평이 열리기를 기대하는 듯 하다. 

"기독교 신항을 간략한 지적공식으로 정제하는 대신, 그리스도인들이 무엇을 하는지에 초점을 맞춰 기독교 예배의 실천에 내재된 기독교의 '사회적 상상'의 형태를 규명하고자 한다.(p13 머리말 중)"

이 주장이 중요한 것은 사상과 정보의 흡수가 아닌 마음과 욕망의 형성이 더욱 중요한 것이라는 문제제기이다. 

이러한 문제제기가 옳다면 기독교 교육은 지성을 만족시키는 것이 아닌 우리의 상상력을 변화시키는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이것을 이야기하기 위해서 기독교 교육이 어떻게 하나님 나라를 지향하는 특정한 부류의 사람으로 형성하며 만들어가며 빚어가는지를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 실천의 핵심으로 예배의 실천을 두고 있다. 


제자형성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이 질문이 참으로 중요해지는 시점이다. 

제자훈련의 열풍이 지나가고 제자훈련에 대한 회의가 팽배하다. 

특히 머리만 채우는 제자훈련은 길이 아니라는 것이 분명해지는 것 같다. 


그렇다면 어떠한 방식의 제자훈련이 필요하다는 것인가. 

이에 대해서 많은 이들을 답을 하려고 하지만 아직은 모호하다. 

제임스 스미스는 그에 대해서 하나의 답을 제공하려고 한다. 

이러한 계통의 답을 급진정통주의라고 한다는데, 아직 전체 그림은 잘 모르겠다. 

다만 제임스 스미스가 이야기하려고 하는 것은 우리의 근원적인 욕망이 우리의 정체성을 만들고 확립한다는 것이다. 

이것을 그는 성례전적 신앙이라고 이야기한다. 

이는 단지 성례전 그 자체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성례전은 우리의 핵심 혹은 궁극적인 정체성을 형성하는 실천으로 이루어진다(p37).


개혁주의 전통 아래서 살아온 나 같은 사람도 이것을 이해하는 것이 쉽지 않다. 

머리만 채우는 훈련을 벗어나야 한다는 것까지는 동의하는데, 어떻게 걸어가야 하는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근본적으로 가보지 않은 길이다. 


공동체를 시작하고, 최대한 지적인 훈련을 자제해 보려고 하고 있다. 

매주 성찬을 하고 있고, 함께 기억할만한 의식들을 계발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이 모든 시도들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는 잘 모른다. 


그러나 짧은 실천을 하면서 하나 느끼는 것이 있다면, 우리를 변화시키는 것은 몸과 밀접하게 연결된 순종의 문제라는 것이다. 

생각이 지배하기 보다는 몸과 욕망이 실제적으로 나를 지배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 있다. 

그리고 그것이 복종하지 않으면 나는 한치도 변하지 않는 존재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순간들이 있다는 것이다. 

공동체적 삶과 성례전적 실천은 바로 그러한 것을 다룬다. 

그래서 아직 낯설고 힘들게 느껴지는 듯 하다. 


한국교회는 예배가 넘쳐난다. 

주중에도 많은 예배가 있고, 심방을 가도 개업을 해도 예배를 드린다. 

일단 모이면 예배를 드려야 마음에 불편함이 사라지는 것 같다.

그런데 문제는 그 예배에 생명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예배에 규정적 사고가 강해지고 벗어나는 것에 대한 불편함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사실 예배는 하나님의 형성적이고 조명하시는 임재가 특별히 강렬하게 나타나는 주요한 지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예배를 성례전적 실천의 핵심으로 두고, 예배에 상상력을 부여하는 작업. 그러한 작업이 필요한 시점이다. 

예배에 어떻게 상상력을 발휘할 것인가. 

말씀을 통해서, 그리고 오래된 전통을 통해서 참고할 필요가 있다. 

예전을 어떻게 해야할지 생각이 막히면, 교회의 오랜 전통에서 힌트를 얻곤 한다. 

그러면 오래된 지혜가 다시 우리를 지배하는 것을 느낀다. 


기독교 신앙은 교조가 아닌 삶이다. 

그렇다면 그 삶에 잇닿은 욕망의 문제를 직시하고, 새로운 욕망을 형성하는 형성적 영성이 필요하다. 

제임스 스미스는 이 문제에 있어서 한동안 인용될 작가다. 

그리고 이 책은 그의 생각을 쉽게 그러나 묵직하게 전달한다. 

이러한 문제를 고민하고자 하는 이라면 필독해야 할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