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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생각하기

[책] 소외된 자들과 함께 성경읽기



광주지역 북토크 모임에서 내가 발제를 맡아 소개한 책이다. 

내 자의로 선택한 책은 아니었다. 나에게는 생소한 저자였고 내가 발제를 해야 한다고 하는 것이 다소 부담스러웠다. 

내가 저자도 아니고 번역자도 아니고...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꽤 재미있는 지점을 가지고 있는 책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저자는 밥 에크볼라드는 구약성경학자다. 

그런데 학교에 매여있는 사역을 하지 않고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을 찾아다니며 함께 성경을 읽는 사역을 한다.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말씀이라는 소신을 가지지 않고서는 하지 못할 사역이다. 

감옥에 갇힌 이들과 성경을 읽고, 오지에 있는 부락민들과 성경을 읽는다. 

이건 단지 말씀부흥회가 아니다. 

함께 읽고 그들이 생각하게 하고 발언하게 해서 그들이 해석하도록 촉진한다. 

그는 이러한 수평적 성경읽기를 통해서 새로운 해석적 관점을 발견하게 되고 자신에게도 이것은 모험이며 가슴뛰는 일이라고 전한다. 


그는 이러한 해석을 시도하면서 '지배신학'의 문제를 지적한다. 

우리의 해석의 틀을 형성하고 있는 지배신학. 그 지배신학이 우리의 해석을 제한한다. 

그러나 전혀 성경을 접해보지 못하고, 지배신학에서 배제되어 있는 이들이 새로운 해석을 우리에게 던져준다. 


이는 지배신학이 만연한 서구중심의 신학을 탈피하고, 억압에서의 해방만을 구원으로 여기는 해방신학적 관점을 뛰어넘는다. 

그는 구원의 문제를 치유적 하나님의 관점에서 해결하려고 한다. 

하나님은 적극적인 치유자로 이 땅에서 행하시며 그것이 바로 구원적 행동이라는 것이다. 

로잔언약의 문구를 뛰어넘으며 하나님의 역동성을 드러내는 해석방식이다. 


이 시대의 새로이 정립되는 구원에 대한 한가지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이신칭의의 구원의 맥락이 한계가 뚜렷해지는 지금. 과연 우리에게 구원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총체적으로 던져지고 있다. 

이러한 면에 있어서 이 책은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책 중의 하나다. 


이 책의 재미는 이야기처럼 진행되는 가운데 깊은 해석학적 관점이 숨겨져 있다는 데에 있기도 하다. 

가벼운 듯 한데 결코 가볍지 않은 책이다. 

게다가 값도 싸다. 

단돈 만원이다. 

성경읽기가 지루해지고 있다면 이 책을 읽어보면 새로운 에너지가 생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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