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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생각하기

[책] 내 몸속의 우주


미생물에 관한 책이다. 

이 분야에 있어서 연구는 일취월장하고 있다고 한다. 

이 책의 저자인 롭 나이트는 이 분야의 최전선에 있다고 할 수 있다고 할 수 있겠다. 

그의 약력을 보면 그게 느껴진다. 


서문에서 저자는 미생물에 대한 지식이 우리 자신을 이해하는 방식을 완전히 바꾸어놓을 잠재력이 있다고 한다. 

우리 몸을 터전 삼아 살아가는 현미경적 생명체를 통츨어 '인간 미생물총' 그리고 그 유전자를 '인간 미생물총 유전자'라고 하는데 이 조그만 세계에 대한 발견은 우리 인간의 독립성을 제고할만한 근거가 되기도 한다. 

우리는 약 10조개의 인간 세포로 이루어져 있는데 우리의 몸에 사는 미생물은 약 100조개에 이른다. 


이러한 미생물들은 매우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으며 이러한 미생물에 의해서 체중에서부터 알레르기까지, 그리고 어떤 병을 앓게 될 가능성부터 특정 상황에서 얼마나 불안을 느끼는지에 이르기까지 엄청난 다양성을 설명할 수 있는 근거로 작용한다. 

미국의 국립보건원은 1억 7000만 달러 규모의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고 이를 위해 200명이 넘는 과학자들이 일하고 있다. 

이 책은 그러한 연구의 현재적 결과라 할 수 있다. 


책을 읽다보면 놀라움을 느끼며 여러가지 상상을 하게 된다. 

이러한 지식이 10년만 쌓이게 되면, 인간의 몸에 대한 새로운 이해가 정착되고 새로운 치료의 과정이 이루어질 것 같다는 전망을 하게 된다. 


엄마의 배 속에서 무균상태에 있던 인간은 엄마의 질을 통과하면서 엄청난 미생물의 세례를 받게 되고, 이러한 미생물들은 아이의 장에 안착한다고 한다. 

반면 제왕절개를 통해 태어난 아이는 이러한 세례를 받지 못하고 장내 미생물이 형성되지 못하는 상태로 생을 시작하게 된다. 

시작에서부터 큰 차이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갑작스럽게 제왕절개를 해야 했던 저자는 엄마의 질의 미생물을 아이에게 구석구석 발라주는 응급조치(?)를 하기도 했다고 한다. 

참조할만한 이야기다. 


형성된 미생물이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에 대한 정확한 결론을 내릴 수는 없다. 

그러나 이미 우리에게 형성된 미생물이 감염성 질환이나 염증성 장질환 등 명백한 질병은 물론 다발성경화증, 자폐증, 우울증 등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질병들까지 연관되어 있다는 것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미생물 형성과 가장 강력한 연관을 맺는 것은 식생활이다. 


식생활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프리바이오틱스 즉 장내 미생물의 먹이를 주는 성분이라고 할 수 있다. 

자연상태에서는 아채 속에 들어있는 프룩탄 같은 가용성 섬유소들이다. 

이에 있어서 유산균이 좋다고 알려져 있으나, 장내까지 살아갈 수 있는 조건은 쉽게 형성되지 않는다. 

그래서 임상결과가 뒷받침되는 프리바이오틱스를 선택하는 것이 낫다고 저자는 조언한다. 


미생물적 사고를 할 때에 치명적인 것은 항생제이다. 

항생제는 애써 형성한 미생물구조를 심각하게 파괴한다. 

그런 의미에서 항생제에 대한 경각심이 우리에게 필요해 보인다. 

우리는 강력한 항생제에 노출될 위험이 있는 생활환경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확실한 지식을 확고하게 전달하기 보다는 넓은 의미의 가능성을 던지는 책이다. 

과학자적 정확성을 가지고 이야기하려고 하는 것이 더욱 신뢰감을 더하게 한다. 

그리고 꽤 위트있게 이러한 사실을 전달한다. 

중간중간 들어있는 그림들도 꽤 효과적이다. 


나처럼 미생물에 대해서 무지했던 이의 눈을 열어주는 시작을 하기에 좋은 책인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