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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생각하기

[책] 대변동 위기, 선택, 변화

 

문재인 정부에서 디지털 뉴딜, 그린 뉴딜 정책을 발표했다. 

김상조 정책실장의 표현에 의지하자면 담대한 시도라고 한다. 

코로나19가 촉발시킨 앞당겨진 미래를 살아가기 위해서 선제적으로 변화를 시도하는 것이라고 한다. 

아직 그 구체적인 내용을 잘은 모르겠다. 

 

 

하지만 그 시도와 정신만큼은 인정해야 하지 않나 싶다. 

 

우리가 맞고 있는 이 시대는 위기임에 틀림없다. 

그리고 그 위기에서 어떠한 선택을 하는가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제러드 다이아몬드는 바로 그 이야기를 하고 싶어한다. 

개인의 경우에도 위기 가운데서의 대처가 향후 그 사람의 인생을 결정하듯, 국가 또한 그러하다는 것이다. 

저자는 그러한 국가의 예를 여러가지를 들면서 나름대로의 일반적인 가치평가를 내리려고 시도하고 있다. 

 

물론 이 시대의 위기는 전세계적 위기인 것은 분명하다. 

코로나19도 전세계적인 전염병이고, 기후위기도 전세계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위기를 전세계적인 것이고 불가피한 것으로 여기게 되면 그 가운데서 할 수 있는 것의 폭도 덩달아 줄어들게 된다. 

그러나 저자는 그러한 상황에서도 '울타리치기'를 하여 자신이 시도할 수 있는 변화에 집중하라고 권하고 있다. 

이 조언이 내게는 다소 유용하게 다가온다. 

울타리치기에 실패하게 되면, 일종의 숙명론과 패배주의의 공격을 받게 된다. 

그러나 울타리치기를 하게 되면 그 울타리 안에서의 문제해결에 집중할 수 있게되고 그러한 방식으로 문제는 명확해지게 된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전세계가 동일하게 당면하고 있는 환경과 기후의 위기 가운데서 맞이하는 코로나19에 대한 대응은 그 양상이 달라지고 있고, 그로 인해 세계국가의 질서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 듯 하다. 

같은 문제이지만 다르게 대처하는 것을 통해서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를 우리는 이 짧은 기간에도 느낄 수 있다. 

 

이러한 위기대처에 있어서 중요한 것들을 언급하는 중에 정직한 자기평가를 이야기하는 것이 다가왔다. 

위기를 대처하기 위해서는 정직하게 자신의 상태를 돌아보아야 한다. 

이것을 건너뛴 채, 문제를 무시하거나 다른 상태로 진입하려고 하는 무리수를 두게 되면, 직면하지 않은 문제의 더욱 엄청난 공격을 받게 된다.

코로나의 위기 상황에서 대한민국의 대처가 빛났던 것은 정치적 고려를 하지 않은 정직한 문제인식과 해결에의 노력이었다고 할수 있다. 

초기에 그러한 대처를 했기 때문에 여전히 대한민국은 그나마 일상이 가능한 사회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상황인식에 있어서 부정직했던 국가들은 엄청난 코로나19의 공격을 받고 있다. 

그 추세는 쉽게 사그러들지 않을 듯 해 보이며, 그들은 더욱 큰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부여받았다. 

초기의 문제해결방식의 차이는 점점 결과의 차이로 나타나고 있는 형국이다. 

이러한 시대를 살아가며, 과거에 자신의 울타리 안에서 문제해결을 해갔던 국가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매우 유익했다. 

 

각 국가의 이야기를 듣는 각론으로 들어가면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참 많다. 

제러드 다이아몬드라는 저자는 자신의 학문영역에 갇히지 않는 식견을 가지고 있고, 언어적 능력도 상당해서 각 국가를 이해하는 수준이 꽤 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책은 마치 여러 권의 책을 하나로 통합하고 하나의 관점을 제시하는 듯한 넓은 폭과 관점을 제공한다. 

'총균쇠'라는 책에서도 느꼈지만, 어떻게 이런 것까지 알고 있을까 감탄하면서 책을 읽게 된다. 

이미 알고 있는 동북아의 역사를 이야기하는 부분에서 저자의 시선은 포괄적이면서도 날카롭다. 

이러한 저자에 대한 신뢰 때문에 잘 알지 못하는 다른 나라의 이야기도 주목해서 볼 수 있게 된다. 

 

책에 등장하는 국가들은 위기 시에 성공적인 대처를 하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국가들도 있다. 

그리고 저자는 각 나라의 이야기를 하며 나름의 평가기준으로 성공적이었던 것과 그렇지 않았던 것들을 지적하며 그에 대한 원인을 지적하고 있다. 

저자의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위기 시에 한 나라의 대처에 대한 나름의 평가의 기준을 가질 수 있게 된다. 

 

우리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으나 이 책에서는 잠깐씩 언급될 뿐이다. 

우리는 일제강점기와 분단의 역사를 거치면서 험난한 시절을 보내었다.

그리고 그러한 어려운 시기를 관통하며 우리 식의 민주화를 이루어왔고, 우리는 그 민주화의 정점 어딘가에서 살아가고 있다.

촛불집회로 평화적으로 정권교체를 이루었고, 그 시민사회의 힘은 코로나19를 성공적으로 극복해내고 있다. 

코로나19의 사태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은 높아졌고, 우리는 선도국가로의 위상을 만들어가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우리는 다가오는 시대에 평화적 번영의 상생국가로의 위상을 목표로 변화를 일구어야 한다고 본다. 

이에 있어서 남북의 통합은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다. 

이것을 이루는 과정에서 우리가 실제적 화해와 평화를 이 땅에 고착화하는 것에 성공한다면, 우리는 이 세상에 매우 유익한 업적을 이루게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 위기의식을 느끼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이 위기 앞에서 나는 어떻게 내 울타리 안에서 나의 문제를 인식하고 변화해갈 것인가. 

이 책은 이 화두를 내게 제시하는 듯 하다. 

 

망연자실한 채, 다음 발걸음을 내딛기 어려운 이들에게 권할만한 책이다.